배수봉(裵水鳳 : BAE, SU-BONG)

홍익대학교 미술대학원 회화과 졸업

(논문 : 나무 형상의 변용을 통한 극적인간상 표현연구)

-출강-

안동대학교 미술대학 서양화과 강의 

*작가노트*

나무, 땅, 그리고...

나는 여행하기를 좋아한다.

지나칠 정도로 발달된 현대 문명이 나로 하여금 많은 것을 소유하게 하고 그 편리함이 때때로 고맙기도 했지만 여행하면서 느낀 많은 것들이 겉 표면의 매끄러운 이미지에 불과했다는 사실을 알게 되었다.

여행은 어떤 시각을 갖느냐에 따라 수 없이 많은 얘기를 들려준다. 시간, 장소, 날씨, 함께하는 사람들까지도 이것들을 변화시키는 중요한 요소이기도 하지만, 눈을 뜨고 동시에 귀를 열어 소리를 들을 수 있다면 또 다른 감동이 전해지지 않을까?!

나는 댐 수몰지나, 아주 오래전 사람이 다녀갔음직한 오솔길, 길이 있는지 없는지도 모를 산길 찾기를 좋아한다. 산길을 걷다 우연히 만난 나무들의 잔해를 보며 인간 실존에 관한 의문을 갖기도 하고 댐 수몰지에서 찾아낸 도자기 파편이나, 낡은 가재도구들을 보면서 우리보다 먼저 살다간 사람들에 대한 연민을 느끼기도 한다.